2017년 10월 14일
호주의 주요 대도시 중 하나인
애들레이드에 도착하는 날
가는 경로에 있는 독일마을 한도프에 잠깐 들르고
앞으로 며칠 머물게 될
애들레이드라는 도시 전체를
탐방해 볼 생각이다
0.
키스 쇼 그라운즈 캠핑장
Keith Showgrounds
캠핑장에 좋은 점은 땅이 평지라는 것이다
호주는 대부분 평평한 땅이지만
방에서 잠을 잘 정도의 기계적 평평함은
당연하게도 기대하기 힘들다
주차장과 같은 공간은 평평해 보여도
각도가 조금씩 수평에서 벗어나 있는데
그럼 어느 한쪽으로 살짝이라도 쏠리게 되니
잠을 설치게 되는 것
그러니 수평이 된 땅에 차를 두는 것만으로도
캠핑의 질이 달라지는 것이다
캠핑장은 넓은 운동장 같은 부지에
컨테이너가 몇 개가 있다
그곳엔 샤워실이나 화장실과 같은 시설이 있었고
오랜만에 샤워를 했고
오랜만에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로드트립 초반의 흐린 날들이
그 반작용이라도 보여주듯이
연속으로 화창한 날씨다
애들레이드를 향해 가는데
애들레이드 도착 직전에 위치한
독일마을 한도프에 잠깐 들르기로 했다
1.
독일마을 한도프
HAHNDORF
1839년에
독일의 루터교 이민자들이 정착했다던
한도프 독일마을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독일계 마을이다
이름의 유래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Dorf는 마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여기서 Hahn은
호주로 이끌었던 선장 Dirk Meinerts Hahn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이는 개척자들을 이끈 지도자에 대한
헌정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신대륙을 향해 배를 타고 모험을 했던
선장의 이름을 딴 마을이라 생각하니
탐험가의 나라라는 생각 또한 드는 지점이다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마을이다
독일은 가보지 않았기에
분위기가 독일스럽다거나 그런
구분을 하는 재미는 덜했을지 모르지만
가볍게 산책하거나 커피 한 잔 마시기에
좋은 곳이라 생각한다
벌레가 엄청 많이 붙어 있었다
장거리이기도 했고
밤운전도 있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
얼마나 주행을 했는지 가끔 찍어둔다
최종적으로 몇 킬로를 운행하게 될 지도 궁금했다
마을에 들른 김에 주유도 했다
아직까진 큰 도시 근처가 경로에 있기 때문에
주유소를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조금 저렴한 곳을 선택해서
주유할 수 있었다
보통 주유소엔 물에 담긴 스퀴즈가 있어서
앞에 붙어 있는 벌레들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다
독일마을을 떠나 다음 경로는 드디어
남호주의 수도
애들레이드에 도착이다
2.
애들레이드
Adelaide
애들레이드라는 도시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지도를 검색해 보고 궁금증이 증폭됐었다
멜버른 또한 그리드 형태의 계획도시였지만
애들레이드는 그보다 더
실험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애들레이드라는 도시에 대한 건
이어서 다음번 포스팅에
자세히 해 볼 생각이다
여기서 잠시 총 경로를 살펴보면
대충 이렇다
1000km 정도의 거리였고
4박 5일정도의 여정이었다
동부에 큰 도시들이 즐비한 호주의
비교적 서쪽에 있는 위치
그럼에도 호주의 절반보다
동쪽에 위치해 있는 걸 볼 수 있다
지도상에 표시된 초록의 지대
끝부분이라는 느낌
언제든 북쪽이나 서쪽으로
모험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위치
애들레이드의 첫인상은 공원이었다
CBD를 둘러싸고 있는 각각의 공원들은
블럭마다 테마와 이름이 다르다
도시에 들어가기 위해선
공원을 지나칠 수밖에 없는 구조
빅토리아 공원이면서
파카파칸티라고도 되어 있다
애들레이드는 카우나족의 전통 땅이기 때문에,
공공장소에 원주민 지명과 영어 지명을 함께 병기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파카파칸티의 뜻은
"말들이 전력질주로 지나가는 곳"
3.
보그 페스티벌
Vogue Festival 2017
중심 거리에 주차를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도시는 한창 어떤 페스티벌 중이었다
오후 2시쯤이었고
거리를 둘러보기로 한다
또 다른 골목은 이렇게
런웨이가 깔려 있었다
알아보니 보그 페스티벌이
한창 진행되는 중이었던 것
페스티벌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의 분위기인지
골목골목에 활기가 넘치면서도
큰 길로 나오면 또 조용한
햇살이 평화롭게 땅을 비추는
그런 분위기의 도시였다
위의 사진과 같이 도심 골목의 큰 나무는
땅에 닿지 않는 햇살을 충분히 머금어
그늘진 아래를 비추어 주는 듯했다
돌아다니다 카페를 몇 군데 살펴보는데
반가운 마켓레인 커피도 볼 수 있었다
골목의 활기를 잠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정적이고 깔끔한 카페
블랙 주방 타일이 인상적이다
(2025기준 현재는 바뀐 인테리어, 이름은 그대로다)
여기서 아이스롱블랙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다시 거리로 나왔다
거리로 나오니 다시 활기가 가득해진다
오랜만에 마시는 스페셜티 커피는
꿀맛이었고
그렇게 주유가 된 인간은
다른 거리를 탐색해보기로 한다
4.
도심산책
애들레이드에도 트램이 다닌다
대표적인 Mall 거리인 런들몰 정류장이다
에스터 립먼 가든즈
북쪽에 있는 여러 공원 중 하나
첫 여성의원을 기리며 이름을 땄다고 한다
애들레이드 CBD의 북쪽 끝에 있는 길의 이름은
"노스 테라스 스트릿"이다
살펴보기로는 이쪽 길이 높은 빌딩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뿐만 아니라 미술관이나 도서관 같은
공공시설물들이 집중되어 있는 곳이기도 했다
멀끔한 건물들을 볼 수 있다
애들레이드 CBD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
길 하나 정도는 정말 산책하듯이
쭉 둘러 볼 수 있다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걷는다면
2km 정도의 거리다
가장 큰 Mall이라는 런들몰 거리에 들어가보자
길에 동전이 떨어져 있다
종류도 다양했다
주워보려 했지만 주워지지 않는다
버그라도 걸린 것처럼
런들몰 거리에는 여전히
보그 페스티벌이 한창이었다
전체적인 애들레이드 지도를 볼 수 있는
심플한 표지판
킹 윌리엄 스트릿을 기둥으로
동서남북 끝에 있는 길은 각각
"동서남북" 테라스 와 같은 이름라는
특징을 쉽게 볼 수 있다
남호주의 주립 미술관
대표적인 도시를 오면
반드시 들르려고 했던 것 중 하나가
이런 공공 미술관이었다
멜버른은 물론 다른 중소도시도
공공 도서관이나 미술관이
인상적이었기 때문
햇살이 기운 느낌과
오래된 건물들의 풍경의 조화
돌로된 건축양식을 주로 볼 수 있었다
오래된 건물들과 새로운 건물들은
엄청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낡지도 않은
멀끔한 중형 도시의 매력을 뿜는다
4.
토런스 강
River Torrens
노스 테라스 스트릿에서 조금 올라가면
공원과 시설물들이 있는데
바로 토런스 강과 연결되어 있다
천과 비슷한 규모의 작은 강이지만
조용한 도시 풍경과 어울리는 잔잔함이
마음을 이끈다
건너편엔 경기장이 보이고
그 옆은 아마 보태닉 가든이 있을텐데
이 날은 늦었으니
거기까지 가진 않기로 한다
사람만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있다
리버뱅크 프리싱크 페데스트리언 브릿지
너무 길니까 리버뱅크 브릿지라고 하자
뭔가 오페라하우스 같은 느낌?
시어터나 뭐 그런 큼지막한 것이 있는데
거대하고 조용하고 깔끔하다
뭔가 프로토스 같은 느낌의 건물
강에는 흑조도 산다
강과의 경계가 아무것도 없는 수준
그러니 흑조와의 거리도 가깝다
스스로 다가왔다는 건 분명
먹을 것을 기대해서였겠지만
나는 기념사진을 찍는다
뭔가를 주려고 해도
아무것도 없어
봐봐
해는 이미 떨어졌고
남아 있는 태양의 열기가
아직 붉게 저 끝에서
서서히 식어가고 있었다
깨끗하고 잘 정돈된
프로토스가 세워놓은 듯한
도심의 산책은
여기서 마무리 하기로 한다
2017.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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