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여행계획은 언제쯤이니?"
봄이 오면 워홀 생활의 마지막 대목인 호주 여행을 할 계획이었고
이제 그 끝이 코 앞에 다가와 있었다
"10월 초쯤 될 것 같아요"
사실 막연하게 9월 아니면 10월쯤에 출발하자고 마음만 먹고 있었는데
이 대답으로써 구체적인 날짜를 정해야 할 날이 온 듯하다
사장님은 렌트나 숙소 예약 날짜가 정해지면 그때 다시 정해 보자 신다
워킹 홀리데이
이제 워킹을 끝낼 시간이다
언제부터였을까
호주에서의 여행은 로드트립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건
워홀 생활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그렇게 마음먹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그전부터 가지고 있던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난 로드트립을 생각했다
차량을 구입하거나 렌트하여 2~3개월에 걸쳐 호주를 여행하고 싶었다
(렌트냐 구입이냐에 관한 건 다음 포스팅에서 다룰 예정이다)
막연하게 로드트립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으나 구체적인 경로는 없었기에
나는 일단 호주지도를 하나 구입했다
멜버른이라는 도시에서 시작한다
주요 도시는 반드시 거치기로 했다
시드니, 브리즈번, 애들레이드, 케언즈 등
처음엔 시드니부터 시작해서 브리즈번을 지난다
케언즈를 찍고 앨리스스프링스까지 들러 울룰루를 본다
거기서 애들레이드까지 왔다가 다시 멜버른으로 돌아온다
큰 틀은 이렇게 호주 반 바퀴를 도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조금 바뀐 건 방향이었다
시작 방향이 시드니가 아닌 애들레이드로 정한 것
이유는 사막의 계절 때문이었다
10월의 봄에 시드니를 먼저 거치면
울룰루가 있는 호주의 중심부에 다다르는 시기가
여름이 다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막은 비교적 덜 위험한 봄에 건너고
도시가 모여 있는 호주 동부 라인에서 여름을 맞이하기 위해
애들레이드부터 시작하는 시계방향 라인으로 정한 것이다
사실 이 시기에 호주 로드트립 후의 계획은 다 짜여져 있었다
그러니까 이미 한국행 비행기표까지 끊어져 있었다는 것
멜버른-뉴질랜드 왕복 비행기표가 끊어져 있었고,
뉴질랜드 렌터카가 예약이 되어 있었으며,
멜버른-보라카이 편도 비행기표가 끊어져 있었고,
보라카이에 있는 한 숙소가 예약 되어 있었다
이후 보라카이-한국행 비행기표까지, 이미 예약을 해놓은 상태였다
결론은 끝 지점을 정하는 것부터 시작을 했다는 것이다
10월에 시작하려는 [호주 로드트립]의 끝은
1월 7일에 끊어놓은 멜버른-뉴질랜드행 비행기 시간이었고
다시 돌아와서 잠시 머무는 [멜버른 한 달 살기]의 끝은
정말로 한 달 후인 2월 13일의 보라카이행 비행기 시간이었다
물론 짧은 [보라카이 휴양]의 끝도 2월 21일에 있는 한국행 비행기 시간이다
모든 끝 지점부터 설정하고 시작하는 여행이었으나
시작은 여전히 미지수다
그리고 과정도 여전히 그려지지 않은 도화지 같았다
정한건 도화지의 크기였을 뿐
아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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