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을 여행할 때 대표적인 관광지
그레이트오션로드
이미 호주 생활을 하면서 여러차례 와봤던 곳이기도 하다
이번 여정은 그레이트 오션로드의 포인트인
12사도나 런던브릿지 같은 곳도 지나치겠지만
가는 길에서 만날 수 있었던 마을이나 포인트들을
좀 더 살펴볼 것이다
10월 초봄의 그레이트오션로드는
정말 어마어마한 바람이 불었었다
0.
포인트 애디스 보드워크
Point Addis Boardwalk
10월 11일 같은 날 오후 우린 질롱을 떠나
그레이트 오션로드를 향해 서쪽으로 이동했다
구글지도상에 리뷰가 좋은 뷰 포인트는
가능하면 들르려고 했었고
포인트 애디스 보드워크는 동선에서 벗어나지 않은
잠깐 들르기에도 아주 적절한 포인트였다
거리는 질롱에서 30분 정도 걸린다
브메랑처럼 깎여진 절벽을 바라 볼 수 있는
매력적인 뷰 포인트였음에도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게 오히려 좋은
(날씨 때문이었을 수도 있고)
그런 룩아웃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한 이곳의 찐매력은
포인트까지 올라오는 포인트 아디스 로드였다
포인트에 올라와 그 길을 내려다보면
사진처럼 뻗어 있는 길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데
길이 내리막이었다가 오르막으로 올라오는
V자 형태의 길이라
주변의 숲과 절벽과 길의 조화를
입체적으로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게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다들 아는 것처럼 사진은 참고용이며
실제는 매번 사진보다 훌륭할 것이다
날씨는 흐렸고
비가 내렸다가 말았다가 한다
우린 '앵글씨'라는 마을로 향했다
아직까진 예전 그레이트오션로드 여행 때의
경로 안에 있었고 앵글씨 또한
그때에 잠시 들렀던 마을이었다
여기선 화장실만 들르기로 했다
그런데...
계속 비가 조금씩 내렸고
캠퍼밴 '타라고'를 빌린 후 처음 겪는
빗속 운행에 몇 가지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런!
비가 새고 있다
다행히 심한 건 아니었지만
아마 오늘 밤은 축축한
캠핑이 되지 않을까 싶다
론 Lorne 이라는 마을에서
밥과 남은 고등어를 입에 넣고
하루를 마무리 했다
1.
론
Lorne
전 날 비가 왔었고
축축한 느낌으로 일어나 맞이한 풍경은
한 작은 마을이었다
날씨의 여부에 상관없이
론은 정말 아름다운 마을이다
가게들이 즐비한 도로의
가장 일선에서 보이는 해변의 경치는
곡선으로 꺾인 지형 덕분에 건너 산을 바라보게 되면서
이국적인 것과는 또 다른 풍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무지개가 떴고 날은 갰다
이 날 태풍이 왔었던 기억이다
다만 론에 머무는 잠시 동안 날이 개었고
지나치듯 들르는 마을이었지만 그 인상은 충분했다
로드트립을 하다보면 느끼는 게
목적지를 설정해놓고 가다보면
지나가면서 새롭게 발견되는 아름다움을 즐길
충분한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가다보면 비슷한 곳이 또 나올것 같다가도
지나고보니 결국은 나오지 않았던
각각의 특유의 매력을 지나치게 된다
시간을 충분히 여유있게 잡아도
사실 이러한 아쉬움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한정된 시간 속에서 이러한 매력을 온전히,
가다보면 또 나올 것이라는 걸 기대하지 않고,
즐기는 일일뿐일지 모른다.
론에는 백색왕관앵무새가 많이 서식한다
호주 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이 새를 알 것이다
처음엔 너무 예쁘다가도 성깔 있는 친구들이라는 걸
그럼에도 다시 만나게 되면 반가운 개구장이들이다
왠지 이 마을에선 백색왕관앵무를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우아한 하얀 새가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는 이색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콜스에서 $1.5 정도 하던 후추 맛 비스킷을
걸터 앉아 간식으로 먹고 있었고
그걸 보고 새들이 모였다
론의 해변과 그 건너로 보이는 산과 마을,
우아하고 하얀 앵무새
론에서 경험한 장면이 잘 담겨 있는 좋아하는 사진
2.
길에서 만난 동물들
론을 지나 작은 마을 또는 작은 쉼터 등을 지나쳤다
그러니 정확히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론에서 12사도로 가는 길인 것은 분명하다
어느 지점에 사람들이 조금 몰려 있기에 가봤더니
코알라와 앵무새들을 볼 수 있었다
몇몇 사람들이 나무를 쳐다보고 있길래
가봤더니 있던 코알라
이때 아마 야생 코알라는 처음 봤던 기억이다
그 전에 멜버른 도시 생활 할 때는
동물원 조차 안 가봤었으니
코알라 자체를 처음 봤던 걸지도 모른다
귀엽고 컬러풀한 앵무새들도 있었고
사람들이 먹을걸 많이 줬는지 어깨에 내려와 앉기도 하는
친화적인 애들이었다
이동하다 오리 가족들을 보고 멈춰 잠시 사진을 찍었다
다양한 동물들을 목격
왠지 모르게 동물들을 만나면
그 공간의 주인을
하나씩 만나게 되는 느낌이기도 하다
3.
그레이트 오션 로드
Great Ocean Road
그레이트오션로드의 꽃
12사도에 도착
원래도 광활한 대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지만
이 날은 또 색달랐다
어마어마한 바람이 불었고,
특히 밑에서 위로 솟구치는 바람은
머리를 초사이언인으로 만들어
제대로된 사진을 찍을 수 없을 정도였다
파도 또한 무섭게 휘몰아쳤고
자연의 광활함을 조금은 무섭게
조금은 어이없는 웃음으로
바라본 순간
파란 바다가 끝없이 펼쳐진 대양
해안은 보통 그 끝이 보이지 않기에 비슷해 보일 수 있다
왜인지 그레이트오션로드는
그 광활함이 좀 더 크게 느껴지는데
그건 아마 파도가 좀 더 거칠고,
해변이 좀 더 넓고,
수평선에 보일 수 있는 불순물들이 좀 더 깨끗하다는
그 조금의 차이가 만들어낸 광활함이 아닐까
12사도 다음 뷰포인트인 런던브릿지에서
기념 사진?을 짧게 한 장 찍고 다시 출발했다
그레이트 오션로드 중 가장 큰 파도를 느끼고 싶다면
단연 이곳
4.
와남불
Warrnambool
일반적인 관광이라면
그레이트오션로드의 최종 종착지는 보통
런던브릿지에서 끝이 난다
그걸 넘어 가장 먼저 마주한 도시는 와남불이었다
이곳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이라곤,
도시 생활을 하며 만난 룸메이트가
와남불 소고기 공장에서 일한 경험담뿐이었고,
그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는지,
'와남불'이라는 이름은 내게 익숙해 있었다
사소한 계기였을 뿐이지만,
로드트리퍼에겐 그런 작고 개인적인 기억조차도
여행의 방향을 정해주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와남불은 조용한 도시였다
이 도시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기엔 머문 시간이 짧았고,
그마저도 저녁이라는 제한된 시간대였다
다만 인상적이었던 건,
아직 오후 5시를 조금 지난 시각이었음에도
중심지의 가게들이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였다는 점이다
멜버른처럼 밤 10시까지 활기를 띠는
대도시에서 출발해,
질롱처럼 비교적 일찍 문을 닫는 도시를 지나
점점 더 외곽으로 갈수록,
도시의 하루가 짧아진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
와남불에 도착했을 때는 그 차이가 확연히 느껴졌고
도시의 규모와 거리만큼이나
‘활성화된 시간’도 함께 줄어드는 듯했다
위의 사진은 아마 와남불 타운홀이었을 것이다
W2040이라는 표어로
와남불을 2040년까지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인 듯하다
2017년에도 세워져 있던 계획이니
꽤 멀리 내다본다는 느낌도 든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어플을 확인하며
오늘의 숙박을 해결해 줄 무료 캠핑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2017.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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